창세기 1장 강해 (개요) 말씀으로 지으신 좋은 세상 – 창1:1–2:3

성경을 펼치면 가장 먼저 만나는 말씀이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 성경 66권 전체가 이 한 문장 위에 세워져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어디서 왔는가, 나는 누구이며 왜 살아야 하는가. 사람이 평생 붙드는 이 질문들에 창세기 1장은 분명하게 대답합니다. 모든 것의 시작에 하나님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창세기 1장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려 합니다. 한 절 한 절 깊이 들어가기 전에 숲 전체를 먼저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창세기 1장이 보여주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며, 그분이 지으신 세상은 어떤 곳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인지 다섯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 창조의 주인 – 하나님이 계십니다 (1:1)

창세기 1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어는 ‘하나님’입니다. 서른한 절 동안 하나님의 이름이 서른 번 넘게 나옵니다. 이 장의 주인공은 해도, 달도, 사람도 아니라 하나님이십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습니다. 그저 선포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하나님은 창조 이전부터 계신 분, 누구에게서 비롯되지 않고 스스로 계신 분이십니다. 반면 하늘과 땅과 그 안의 모든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신앙의 첫 번째 기초입니다. 세상이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면 내 인생도 우연이 아닙니다. 우리를 지으신 분이 계시기에 우리 삶에는 주인이 있고, 방향이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 근동 사람들은 해와 달과 별을 신으로 섬겼습니다. 그러나 창세기는 그것들이 모두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가 돈이나 성공이나 사람의 인정을 신처럼 붙들고 산다면, 창세기 1장은 우리에게도 같은 말을 합니다. 경배받으실 분은 오직 창조주 한 분뿐이십니다.

2. 창조의 방법 – 말씀으로 지으셨습니다

창세기 1장에는 반복되는 리듬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 있으라 하시니 …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은 재료를 찾아 헤매거나 누구와 싸워 이겨서 세상을 만드신 것이 아닙니다.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었습니다.

시편 33편 9절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매 이루어졌고 명령하시매 견고히 섰다고 노래합니다. 히브리서 11장 3절도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믿음으로 안다고 고백합니다.

이 진리는 오늘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없는 것을 있게 하신 그 말씀이 지금 우리 손에 들린 성경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2절의 땅은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말씀하시자 어둠 속에 빛이 임했습니다. 우리 인생이 혼돈스럽고, 마음이 텅 비고, 앞이 캄캄할 때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빛을 만들어 내십니다. 말씀 앞에 다시 서는 것, 그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3. 창조의 질서 – 형태를 만드시고 채우셨습니다

창세기 1장의 여섯 날에는 아름다운 짜임새가 있습니다. 2절에서 땅은 ‘혼돈’, 곧 형태가 없었고, ‘공허’, 곧 비어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첫째 날부터 셋째 날까지 형태를 만드시고, 넷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그 공간을 채우셨습니다.

첫째 날 빛을 만드시고 넷째 날 해와 달과 별로 채우셨습니다. 둘째 날 궁창으로 하늘과 물을 나누시고 다섯째 날 새와 물고기로 채우셨습니다. 셋째 날 뭍과 식물을 내시고 여섯째 날 짐승과 사람으로 채우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이 질서의 하나님이심을 봅니다. 하나님은 먼저 자리를 준비하시고, 그다음 그 자리에 살 것을 두십니다. 사람이 창조되기 전에 이미 빛과 공기와 물과 땅과 먹을 것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부모가 아기를 맞이하기 전에 방을 정성껏 꾸며 놓듯, 하나님은 사람을 위해 세상을 먼저 준비하셨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걸어갈 길을 앞서 준비하시는 분이십니다. 지금 내 삶이 정리되지 않고 텅 빈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은 그 안에 질서를 세우시고 좋은 것으로 채워 가십니다.

4. 창조의 면류관 –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신 사람 (1:26-28)

여섯째 날, 창세기 1장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이전까지는 “있으라”, “내라” 하셨는데, 사람을 지으실 때는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26절)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깊이 뜻을 정하시고 특별하게 사람을 지으셨다는 뜻입니다.

모든 피조물 가운데 사람만이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가치가 능력이나 외모나 소유에 있지 않다는 선언입니다. 가난한 사람도, 병든 사람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도 하나님의 형상을 지녔기에 존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나 자신을 함부로 여겨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업신여겨서도 안 됩니다.

또한 하나님은 사람에게 복을 주시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고 명하셨습니다(28절). 이 다스림은 마음대로 착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을 대신하여 세상을 돌보고 가꾸는 청지기의 사명입니다. 우리가 일터에서, 가정에서, 맡겨진 작은 자리에서 성실히 섬기는 것이 곧 창조 때 주신 사명을 따르는 삶입니다.

5. 창조의 완성 – 심히 좋았고, 안식하셨습니다 (1:31–2:3)

하나님은 날마다 지으신 것을 보시고 “좋았더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람까지 지으신 뒤에는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고 “심히 좋았더라”(31절)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은 본래 선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세상에 아픔과 죄와 죽음이 있는 것은 창조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3장에서 보게 될 사람의 타락 때문입니다.

일곱째 날, 하나님은 모든 일을 마치시고 안식하셨습니다(2:2). 피곤하셔서 쉬신 것이 아닙니다. 완성된 창조를 기뻐하시며 그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신 것입니다. 창조의 마지막 장면은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누리는 안식이었습니다.

이 안식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됩니다. 죄로 무너진 세상을 새롭게 하시려고 오신 주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부르시며 쉬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마 11:28). 태초에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신 그분이 바로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요 1:1-3, 14). 그래서 창세기 1장은 결국 새 창조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합니다.

결론

오늘 우리는 창세기 1장 전체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창조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셨으며, 질서 있게 형태를 만드시고 채우셨습니다. 그 가운데 사람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귀하게 지으셨고, 모든 것을 심히 좋게 완성하신 뒤 안식하셨습니다.

이 말씀 앞에서 세 가지를 붙들기 원합니다. 첫째, 내 인생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합시다. 둘째, 혼돈 속에서도 빛을 만드시는 말씀을 날마다 가까이합시다. 셋째,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귀한 존재로서 나와 이웃을 귀하게 여기며,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안식을 누립시다.

기도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 인생의 시작과 끝이 주님 손에 있음을 고백합니다. 혼돈과 어둠 속에 있을 때에도 “빛이 있으라” 말씀하시는 주님을 신뢰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귀함을 기억하며 살게 하옵소서. 참된 안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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